신체의 소리, 민속과 정치성-린치웨이(林其蔚) 창작의 잠재성 문제 /가오쥔훙(高俊宏)
본 발표는 대만 예술가 린치웨이(林其蔚, 1971년생) 의 작품 을 중심으로 예술적 ‘잠재성’에 관한 문제를 논의하고자 한다. 린 치웨이는 미술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 밖에도 매우 다중적인 신분 을 가지고 있다. 그는 보통 시각예술가, 연극 연출가, 음향 예술가 등으로 여겨진다. 그는 문학과 인류학과 순수미술을 기반으로 비 서구 세계의 민속 요소들을 광범위하게 수집했고, 아울러 이것을 예술 행위로 전환시켰다. 따라서 그는 하위문화, 애니미즘, 생물정 치학으로부터 구성된 진보적 관점을 가지고 있다. 조르조 아감벤 (Giorgio Agamben, 1942년생)은 그의 저서 『잠재성』에서 모든 잠재성은 ‘비잠재성’이라고 지적했는데, 이는 물질 세계의 ‘잠재성’ 은 그 자체가 언제나 ‘비잠재성’에서 나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채색-무색, 인간-시체, 건물-폐허, 글쓰기-베끼기, 음악-소 리 등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잠재성’과 ‘비잠재성’이라는 개념 아래, 미술 창조 운동 은 독창적 ‘추출’ 행위인 동시에 대안적 세계관을 형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린치웨이는 대만에서 1970년대에 출생한 작 가로서 1993년 ‘제로와 음성 해방 조직’을 창설한 이래 오랫동안 주류 예술의 변방에 있었다. 본 발표에서는 린치웨이 의 음성과 비디오 작품, 그리고 연극 연출 등을 계보적으로 다루면서 ‘잠재성’과 ‘비 잠재성’을 논한다. 첫째로 창작 기술에 있 어서, 관객과 린치웨이 사이에서 일어나는 ‘신체의 소리’의 탐색을 통해 ‘운동 시(Movement poem)’의 특징을 고찰한다. 둘째 로 창조 개념에 있어서, 린치웨이의 작품 중 ‘민속학이 개입된 미술’을 인용해 컨템퍼 러리 예술에서 애니미즘과 민속 학이 어떤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셋째 로 창작 의도에 있어서, 린치웨이 작품에 포함된 소리, 기계장치, 애니미 즘, 상황주 의 등의 개념을 요약함으로써 현대 세계와 유목민적 질서를 넘어서려는 정치적 의도 를 규명한다.
280 아시아 미술의 안과 밖 I: 한국과 대만의 근현대미술